. 이사 후기. 일상다반사

...후기라는 말이 웃기긴 한데 ㅋㅋㅋ 남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은 거의 없지 않나 싶네.


자주 만난 사람들이나, 친한 사람들에게는 종종 얘기했던 거지만. 제대로 된 이사는 사실 이번이 처음이다. 

본가가 이사하는 건 몇 번 있긴 했는데, 대부분 내가 어릴 때였고... 주택으로 이사갈 때는 내가 도울 수 있는 때여서 도와드렸던 것 같긴 한데 그게 벌써 옛날이라...(...) 지금 부모님 사시는 곳으로 이사할 때는 평일이기도 해서 이사 전에 짐 정리할 때만 도와드렸던 듯. 내가 가까이 있기도 했지만. 이사 전 짐정리...라고 하면... 진짜 인생 살면서 몇 없을 大정리... 일단 내 경우엔 내 방이 없어질 예정이었기 때문에 (ㅋㅋㅋ) 가구를 없애거나, 창고에 넣기 위해서 박스에 차곡차곡 담거나 하는 일이 많았음. 지금도 부모님 댁 창고처럼 쓰는 방에 내 짐들이 좀 남아있다. 아하하.


그리고 기숙사 살때야 뭐... 차로 대충 나르면 되는거였고... 전에 원룸 살 때도... 차로 대충 날랐고... 오피스텔 이사'갈' 때도 일주일 전에 안쓰는 물건 미리 본가에 갖다놓고, 이사 당일에 차에 꾸역꾸역 넣으니 다 실어나를 수 있었고... 그래서 뭘 불러본 적이 없다. 前차가 해치백 스타일인데다가 뒷좌석 접으면 꽤 넓은 공간이 확보되는 차여서 짐 나르기엔 좋았음. (마지막 학기 때 과 동기들 꾸역꾸역 태우고 엔드리스 로드 올라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ㅋㅋㅋㅋㅋㅋㅋㅋ 한 열 명 탔나. 트렁크 문 열고 ㅋㅋㅋㅋ)


하튼. 지난 번 글에는 이사비 많이 나올 것 같다고 썼는데, 짐카말고 짐싸에서 견적받으니까 20만원~30만원 부르는 기사 분이 3분, 60만원대(이 경우 인원이 2명 이상임) 부르는 분이 2분이라, 젤 처음 연락온, 28만원 견적 부르신 기사분 선택. 20만원 부른 분도 있었는데 최저가는 아니라는 생각 + 최저가 선택해도 왠지 현장에서 추가 금액 요청할 것 같다는 느낌 때문에 후기가 제일 많고(&좋고), 처음 연락 온 기사분으로 최종 결정. 그런데 담날 확인 전화 왔을 때 목소리 듣고 '아 이거 아닌가?' 했더란다. 좀 무뚝뚝하셔서, 전화로만 들으면 불친절하게 들렸음. 이사 전날 저녁에도 전화하셨는데 '짐싸 기산데요, 내일 이사하죠?' '네~' '네.' 하고 끊으셔서 당황 (ㅋㅋㅋㅋ) 결론적으로는 아마도 방학이라 알바하는 아드님 델고 두 분이 오셨고, 1톤 트럭에 될까 싶었는데 테트리스 잘 하셔서 무사히 짐 날라주셨다. 성격이 나빠서 내 짐을 대충 다 싸두긴 했는데 그거 다시 박스에 담고 테이핑해서 이동하는 것만 2시간 걸림... (...) 중간에 잠시 대기해야 하는 시간도 있었는데 (물론 처음부터 미리 말씀드렸음) 무사히 잘 진행해주셔서 감사... 엄마도 맘에 들어하셔서 그냥 현금으로 2만원 더 보태서 30만원 드림. 그리고 나중에 본가에 있는 내 책장+책+기타 짐 옮길 때 따로 연락드릴까 싶은 생각도 했음. ㅎㅎㅎ


그런데 단톡방에서 공동구매한 입주 청소는 별로였음. 네 시간 넘게 걸렸는데 나중에 보니까 이게 청소를 한건지 만건지도 모르겠고, 엄마는 유리창 청소 안해줬다고 좀 불만이셨고 (이건 그 전에 분이 잘해주신 것 같음 ㅎㅎ) 전등 분리 왜 안되는지 모르지만 안되어서 청소 안했다고 하질 않나 ㅋㅋㅋ 크리티컬 한 건 바닥이었는데, 바닥 청소를 한건지 만건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 이건 다른 이슈랑 같이. 하튼 어디가 청소가 안된 것 같아서 얘기하면 이 핑계 저 핑계 우리가 책임질 수 있니 없니 하면서... 결론은 별로였음. 불만족. -_-;;;


바닥은... 일부러 옵션에 있는 무광 타일을 거실&부엌에 깔았는데, 애초에 지저분하게 시공을 해놔서...(후) 입주 청소쪽은 물걸레도 닦아도 안지워지고, 얘가 원래 관리하기 힘드니 어쨌니 자기네가 함부로 약품 처리 했다가 문제 생기면 책임 못지니 하면서 타일 탓을 겁나 하고 갔고. 엄마가 화가 많이 나셔서 사후관리 쪽에다가 엄청 퍼부으셨는데, 담날 이사하러 와서 보니 조금은 나아져서 추가 처리 요청을 다시 했는데, 약품이 염산이라고 해서 그냥 살기로. 그리고 A/S 담당자라서 그렇게 얘기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그렇게 관리하기 힘들진 않고 살다보면 나아진다고 해서 이해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그 외의 하자보수는 신청했고, 언제 올지는 아직 모름... 


이사하면서 느낀 게 역시 스케쥴은 내 생각대로 짜면 안된다는 거. 《오전 9시에 이사 시작 → 11시 출발(다음 세입자가 입주 청소 하겠다고 요청한 시간) → 12시 은행 도착 → 1시 아파트 도착 → 이사 후속 진행 후 마무리》생각하고 시작함. 결론적으로는 내가 생각한 대로 되긴 했는데 몇 가지 실패 분기점이 있었다. 첫 번째는 이사가 2시간 안에 끝나지 않는 것. 두 번째는 12시 전후에 은행에 도착했는데 담당자가 점심 먹으러 나간 것. 세 번째는 나는 다 준비되었는데, 다음 세입자가 잔금을 안치러서 나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서 기다리는 것. 정도? 

결과적으로는 기사님이 8:40am에 오셨고, 내가 짐을 대강 다 정리해두었기 때문에 옮겨 싣기만 하면 되어서 두 시간 걸림. 진짜 손 안대고 기다렸으면 네 시간 걸린 적도 있다고 하심. -_-;; 다음 세입자가 돈을 늦게 줄 뻔 하기도 했지만... 일단 짐 정리가 다 끝난 관계로, 부동산들러서 확인도 받고 키도 넘겨주고 후속 조치를 부탁드린 후 출발. 다행히 12시 전에 도착했고, 은행 주차장에도 차를 잘 세울 수 있어서 담당자 분 점심먹으러 가시기 전에 붙잡음. (ㅋㅋ) 은행 일 마치고 엄마가 점심거리를 사들고 오셔서 아파트 도착하니 딱 한 시. 사실 가장 큰 걱정이 '은행 일 제대로 다 마쳐지는가'였기 때문에 그 때부터는 한 시름 놨음. 


금요일엔 그렇게 날라진 짐을 다 안보이는 곳으로 일단 넣어놓고 마무리. 동생이랑 엄마랑 치킨 시켜서 맥주랑 먹었다. 진짜 짐 옮기는 데에만 집중한 하루. 아 그 외에는 도시가스 연결과 인터넷 연결만 4시 전후로 진행됨. SKB 기사님 내 공유기 보고 '넷기어 쓰시네요?'하고 놀라신 게 포인트. (...) 원룸이랑 작은 오피스텔에서 쓰기엔 충분했어요...(...) 이제 커버리지 넓어져야 하니까 허브, 공유기 새로 장만해야하지 않나 싶긴 하지만...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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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은 나머지 일들이 진행됨. 10시엔 커튼/블라인드 실측 및 샘플보고 선택하기 + 싱크대 관련 설치 작업, 11시 반에는 거실 테이블 도착, 12시 40분 정도엔 냉장고/세탁기/건조기 도착, 3시 40분 정도에 동생 침대 도착. 금요일은 분명히 정신없을 것 같아서 모든 배달은 토요일로 미뤄뒀더란다. 내가 의도한 건 아니지만 적당한 간격으로 배치된 시간표였고, 다들 시간에 맞춰오시거나 조금 일찍 오셔서 일은 잘 끝남. 

세탁기/건조기 직렬 설치는 우려와 달리 잘 진행되었고, 한 가지 흠이라면 다용도실 창문을 이제 열 수 없게 되었다는 것...(후)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 안튀어나와서 다행. 냉장고도, 원래대로라면 냉장고장에서 한 10cm 넘게 튀어나와서 '갑툭튀'한 것 처럼 보일까봐 걱정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다행다행. 

전에 쓰다가 가져온 러그들도 어쩜 그렇게 일부러 산 것 처럼 사이즈가 맞는지. 어떻게 보면 그게... 규격화된 아파트 및 평면에 의해 평균적인 사이즈라 그렇겠지만... (...) 오피스텔 거실에 깔아뒀던 러그는 동생 방에 깔았고(이것도 사이즈 딱 맞음!) 나머지는 원래 쓰던 곳에 잘 가져다 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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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실측해서 주문한 커튼/블라인드는 어제 저녁에 설치되었고, 만족만족. 안방이랑 동생 방은 암막 커튼으로 하고, 서재로 쓸 방은 콤비 블라인드, 거실은 우드 블라인드 설치. 샘플만 보고 주문한 거라 좀 걱정하긴 했는데, 전반적으로 조화롭게 어울림. 그 얘기는 내가 뭔가 튀는 느낌의 가구는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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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엄마는 어제 오셔서도 '갓 이사한 집 같진 않아!' 하셨는데, 어느 새 익숙해진 듯.
꽤 오랜 시간 살게 될테니 정 붙이고 잘 살아야지. :)


나머지 살면서 느끼는 것들은 담에 수다떨고 싶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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