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읽은 책. 보기.듣기.느끼기

안좋은 버릇이 생겨서, 책을 사놓고도 읽지 않고 있었다. 쌓아놓는 게 내 취미는 아니었는데... 언제부턴가 이렇게 된건지, 원. 작년만 해도 등록금이 아깝다며 학교 도서관에서도 잔뜩 빌려다 읽곤 했는데. 하여간, 그런 행태를 반성하며 최근에 - 사실은 오늘 -_-;; - 읽기를 끝낸 책들에 대한 간단한 기록. 리뷰따윈 없음...


넛지
리처드 H. 탈러, 카스 R. 선스타인 지음, 안진환 옮김, 최정규 해제 / 리더스북
나의 점수 : ★★★

워낙 유명한 책이고, 행동 경제학 쪽 책들이 재미있어서 그 연장선에서 사봤는데... 책 두께 덕분인지 진도가 잘 안나가서 다 읽는데 한참 걸린 책이다. 아니, 사실 엄청 재미있었다면 그 두께가 문제일까. 몬테크리스토 백작도 미친듯이 읽은 나인걸. -_-;; 흥미있는 주제였는데 좀 뭐랄까, 같은 얘기가 계속 반복되는 기분이라서 즐겁게 읽지는 못한 것 같다. 그래도 간단한 예들을 들어놓은 뒷부분은 재미있었달까나. 책에서도 인정(?)하는 바이지만 모든 case에 적용할 수는 없기도 하고... 그런 점이 내 흥미를 자극하지 못한 건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한 번 쯤은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는 인정.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우타노 쇼고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나의 점수 : ★★★

한 권짜리 장편소설인줄 알았는데 세 편의 단편? 중편? 모음집. 한 권에 세 편이면 단편이라 해야되려나... 하여간. 밀실 살인이라는 주제로 모인 작품들. 어차피 추리 소설이라고 추리하면서 읽는 타입은 아니기 때문에. (...) 세 편 중 가장 인상깊게 읽은 작품은 중간에 자리한 「생존자, 1명」. 마지막의 「관이라는 이름의 낙원에서」는 측은한 마음으로 읽히긴 했으나 나에겐 재미있다고 말하긴 좀 애매한... 간만에 일본 소설을 읽고 싶었고, 그러던 와중 역자와 광고에 끌려서 구입한 책. 그런 점에서 보면 실패라고 하긴 어려움. 그리고 이 작가의 다른 소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성공 아닐까 싶다. :) 아차차... 이 책은 읽은 지 좀 되었군.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손에서 놓지 않고 읽은 책이라는 데 점수를 높게 줘야한다. 최근의 내 독서 행태에 비춰보자면.


성공과 좌절
노무현 지음 / 학고재
나의 점수 : ★★★

왠지 읽어야 할 것 같다는 기분에 구입. 오늘 읽기 시작해서 오늘 끝냈다. 아무래도 서거 이후에 나온 책이다보니 당신이 직접 쓴 건 아니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어차피 이런 회고록 비슷한 책을 산다는 건 그 사람의 생각이 궁금해서, 라는 이유가 있는거니까 그런 점에서는 그럭저럭 만족할 만한 듯. 내가 지난 정부에 대해서는 나름 호감을 가지고 있는 편이긴 해서... 그런데 사실 제대로 아는 건 없으니 + 사람에 대한 연민으로. 랄까. 답답한 현실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점에서는 갑갑한 책이긴 하다. 지난 정부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는 처음부터 끝까지 변명으로 점철된 책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이렇게 고뇌하고 생각하며 행동하려고 애썼던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은, 여전히 가슴아픈 일이다. 그 사람의 생각이, 사고가, 가치관이 나와 같건 다르건.


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 사회평론
나의 점수 : ★★★

라이프 로그에 추가하다보니... 이거 2권도 나왔군. 몰랐는걸. 전에 언젠가 한 번 이 책 읽고 있다고 쓴 것 같은데, 사실 재미는 없다. 오죽하면 반 읽고나서 한참 안보다가 오늘 다 읽었을까... 내가 한 번은 몸담았던 회사이고, 대충 그럴거란 생각은 들었으므로... 알고있던 사실의 재확인 + 이렇게까지인줄은 몰랐음. 이라는게 내 감상이랄까. 저자에 대한 평가는... 배신자니 뭐니 하는데, '내부 고발자'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인정해줘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 자리에서 내부 고발을 하지 않았다는 건... 어쨌거나 하겠다는 결심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런 생각은 드니까. 저자의 지난 정부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던데, 어떤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의견 차이는 있을 걸로 생각된다. 무조건 적인 옹호도, 저자의 의견이 100% 옳다는 것도 아니다. 그나저나 무서운 회사이긴 함... 이 책 읽었다는 이유로 혹시 계열사 입사가 안된다거나 하는 일이 있으려나? -_-;;; 갈 수록 권력과 돈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 그리고 그것을 갖는 것 자체가 두렵다는 사실도 함께.


그리고... 전에 ㅅㅇ오빠가 추천해 준 「위험한 경제학」시리즈를 읽고 있는데 (1권은 다 읽고 2권은 좀 남았음) 저자가 김광수 경제연구소 부소장. 이 책을 읽으면 부동산은 절대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과 (원래 그닥 부동산엔 관심이 없었지만) 현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아니, 사실 금융권 사람들 만나서 얘기하다보면 그쪽 업계에서 현 정부를 탐탁치않게 생각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하여간 2권에 걸쳐 부동산으로 돈버는 건 이제 끝났으니 꿈도 꾸지 마쇼! 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


...어째 최근 읽었다는 책들이 좀 편향적인 것 같기도 하고... 음... 그건 그렇고 요즘은 '읽어야 하니까' 책을 읽는 기분이 들어서 읽으면서도 기분이 썩 좋지않다. 해야하는 리스트에 '독서'를 올려놓고 그걸 지우기 위해서 억지로 읽는 기분이랄까. 그렇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방학 동안에 읽은 책이 라이트 노벨과 만화책 밖에 없는 사태가 벌어질 것 같았고, 그건 또 그거대로 찜찜한 기분이라... 그래서 8월의 1/3이 지나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라도 일단 사놓은 책은 읽어야 하지 않겠냐, 라는 굳은 결심과 함께 오늘 읽다가 내버려둔 두 권의 책을 끝내고, 한 권의 책을 읽고, 한 권의 책은 읽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책을 읽는 게 좋은건가... 싶은 기분은 여전히 들지만. 내키면 책들을 다시 읽게 되려나. 언젠가는.